커피 타는 너. 너에게는 그 분들이 없구나.

정신 없이 바빴던 금요일 오후. 새로운 DB정책과 더불어 변경한 프로그램에서는 에러가 나고… 주간업무보고서 작성으로 정신이 아득해지고 있던 중이었다. 나도 모르게 돌린 시선에서 조그마한 쟁반에서 커피를 나르는 고운 손길을 보았다. 그래 너.
마치 드라마의 한장면처럼, 나는 과거를 회상했다.
2010년, 갓 입행해 지점에 간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협력업체 사장님이나 임직원에게 “차 한잔 드릴까요?”였다.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차를 타곤 했는데, 나중에 사장님께 들은 얘기로는 커피를 못 먹는데도 내가 열심히 타온 거라 안 먹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자 할 수 있는 업무가 많아졌다. 자연히 내가 타는 커피의 수도 줄어들었는데 가끔 고객들이 와서 커피를 찾는 때가 있었다.
막역한 사이의 고객 이하 사장님이 오셔서 이제는 차도 안주네라며 푸념하시면, 팀장님께서는 “쟤 커피 타러 들어온 애 아니야, 몇 백대 1을 뚫고 온 인재야! 커피는 내가 더 맛있게 타지! 자, 기다려봐!!” 라며 손수 커피를 타서 대접하시고는 했다. 지점장님께서는 하나밖에 없는 여직원을 생각하셔서 커피 대신 음료수를 구비하여 대접하셨다. 부득이하게 커피를 찾는 사장님이 오시면, 커피잔 내려놓기 무섭게 “김 계장, 고마워~”라며 눈 맞춰주시곤 했다. 그리고 나중에 오신 여자 과장님은 과거에는 수도 없이 타셨을텐데 대신 타주시거나 함께 치워주시곤 하셨고, 꼭 수고했다는 말을 잊지 않으셨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욱 생각난다. 이 좋은 분들을 뒤로 하고, 내 꿈 찾아 떠났지만… 그 분들은 축복해주시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셨던 분들.
지금은 퇴직하신 정강균 지점장님. 이제 지점장님 되시는 류승희 부지점장님. 조은숙 차장님.
믹스 커피가 담긴 종이컵을 보면서 난 날마다 그 분들을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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