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通)

한때 사랑했던 여자에게 보내는 구소련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메시지 – 작가 : 데이빗 그레이그, 연출 : 이상우

제목만큼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연극이다. 현대인의 소통의 부재와 개인의 정체성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주제는 무거웠지만,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를 적절히 오가는 그의 연극은 시종일관 나를 유쾌하게 했다.
우리는 끊임 없이 상대와 소통하길 원하지만. 현대인들은 어쩌면 서로 대화하는 법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겠다. 나또한 그렇고. 대화가 아닌 말을 내뱉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언어가 통하지 않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소통하는 비비안과 베르나르를 보며, 언어가 아닌 마음이 통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상대방의 입이 아닌 마음을 볼 줄 알았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귀 귀울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한다. 말하지 않으면 손해 보는 것 같은 세상. 욕망. 알아달라는 욕망 같은 것. 나를 보아달라고 하는 외침. 작가는 욕망이란 것은 비로소 모든 것을 가졌을 때 사라진다고 했다. 법정 스님은 욕망에 대해 무소유라고 한다. 우리 마음은 이미 식민지가 되어버린 걸까. 아메리카로 대변되는 거대 자본주의와 개인주의가 마음 속 깊이 파고든 것일까. 작가는 우리 마음은 이미 아메리카의 식민지라고 했다.
별이 쏟아질 것 같은 영상미. 런던과 파리, 오슬로를 오고가는 작가의 무한 상상력. 주인공과 주인공을 잇는 이야기의 구성. 너무도 다른 캐릭터들로 인간의 양면성까지 표현한 작가와 연출가에게 그저 감탄 또 감탄한 연극이다.
마음이 통했으면 한다. 말할 것이다. “그래, 당신. 우리 얘기 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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