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2월, 2014

연극 홍당무

2월 10, 2014

홍당무 – 쥘 르나르
(산울림소극장, 연출 : 민새롬)

고전소설을 세련미 넘치는 현대적 표현으로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과연 복잡미묘한 이 작품을 어떻게 연출하였을지가 궁금했다.
(뻔한 연극들은 연기자가 홍당무 분장을 하고 나온다.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포커스를 맞춘다. 중심 주제는 가족애라고 한다.)
연출가 ‘민새롬’은 진짜 주인공이 누구인지 헷갈리게 하는 원작의 묘미를 잘 살렸으며, 이 소설의 특징인 삽화조차 놓치지 않았다. 좁은 무대 공간을 활용하게 한 빔스크린이 지극히 현대적이지만 고전적이다. 참신하고 기발했다.
2인극으로 설정한 것도 극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으며, 쥘 르나르의 따뜻한 해학을 잊지도 않았다. 눈 오는 겨울밤의 완벽한 연극이었다. 이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극으로 풀이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포커스는 가족이 아니다. 그 뒤틀려진 가족 속의 ‘나’였던 것이다. 그의 외침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왜 나에게 그러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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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취는 어떤 수렴진화일까

2월 9, 2014

사람마다 고유의 체취를 갖고 있다고 한다. 최근 급격하게 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후각은 감정을 관장하는 변연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내 감정이 한순간 바뀐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라 애써 위로해본다.

1) 생물학적 관점에서 체취란 자신을 지켜주는 방어막으로도 활용된다. 영역표시 또는 독성을 내뿜어 상대를 위협하기도 한다.
또한 세균들에게 약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의 반증이라고도 한다. 생활습관(목욕빈도, 혹은 살고 있는 환경) 등에 비추어보았을 때 말이다.
2)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체취는 청결함의 척도이다. 프랑스에서는 깨끗함의 기준을 ‘향기가 나느냐’에 둔다고 한다. 혹자는 그런 이유로 만들어진 화학적인 향수가 우리의 면역체계를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는데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3) 코, 즉 후각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큰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내가 인내할 수 없는 향기를 누군가는 달콤하게 맡을 수도 있다. 향기라는 것도 결국 절대적이지 않은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체취는 생존본능이면서 종족번식의 본능의 발현이다. 둘다 양립해야하는 수렴진화인 것이다. (생존본능이 더 우선이었나보다. 아름다운 겨울왕국이 결국 체취로 결론나버려 슬프기 그지 없다.)

데이터 시각화 = 넛지(Nudge)

2월 3, 2014

지난주 tvN에서 방영하는 ‘창조클럽 199’를 시청하였다. “합치면 세진다”는 주제의 강연이 기억에 남는다.
의미 있는 데이터가 실제로 어떠한 영향이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에 -직업명도 생소한- 데이터 시각디자이너 ‘민세희’대표님이 “데이터 시각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게 되었다고 한다.
데이터를 단순히 정렬 혹은 나열하기 보다는 이를 시각화하여,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유도하고자 함이 넛지(Nudge)와 일맥상통한다.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다시 보았다. 계단에 그려진 칼로리가 그런 것이다.
강남CGV건물 계단 벽에는, 층을 오를 때마다 소모되는 칼로리의 양을 그려놨다. 문제는… 와닿질 않는다.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데이터 시각디자인이 도와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