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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의미 : 시노하라

6월 27, 2015

한여름의 판타지아 – 감독 장건재

1. 보편적 판타지 : 마케팅 소구점은 여행에서 만난 낯선 남녀의 로맨스이다. 서양의 비포시리즈(비포선라이즈, 비포선셋)와 비견된다. 홀로 떠나는 여행에서의 설레임은 모든 싱글 남녀의 판타지가 아니던가.
2. 장소의 의미 : ‘시노하라’를 보며, 내 고향 태백을 떠올렸다. 한때 번성했던 마을은 텅텅 비었다.
씬은 가지런히 놓인 장작더미를 3초간. 요네자와 할머니가 시노하라를 ‘부서진 곳’이라 하는 이야기 장면. 잘리워 지기위해 꺽인 나무 씬을 3초간 보여준다.
임업이 생업이었던 그 마을의 이야기를 압축하여 영화적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미장센이다.
부서진 마을에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주인공도 인상깊다. 결국 우리는 그러하다. 부서져도 다시 마주한다.
3. 장면의 운율 : 작품은 시였다. 수미상관(1부와 2부의 불꽃), 대조(흑백과 컬러), 반복적 배치(골목, 카페, 니시하라), 변조(니시하라에서만 사신 요네자와 할머니가 2부에서는 니시하라에 돌아오지 못하고 병원에서 돌아가신 유스케 할머니 등 등장인물은 대부분 1인 2역을 수행)
작품에서는 운율이 느껴진다. 심상은 다분히 일본적인데, 어조는 한국적이다. 시를 장면으로 읊조린, 오랜만에 오래 담아두고 싶은 아름다운 작품이다.
4. 소망 : 모두를 떠나보냈던 요네자와 할머니도 떠나셨단다. 니시하라에서 평생을 사신 할머니는 아침,저녁으로 불공을 드렸는데, 그 분의 기도도 이름답다. “모두가 건강하게,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어”